“AI 학습, 어디까지가 ‘공정’인가”… 정부, 저작권 분쟁 가이드라인 제시
문화체육관광부·과기정통부, ‘공정이용 안내서’ 공동 발간… 창작 보호와 산업 성장 ‘두 토끼’ 잡는다
공지능(AI) 기술이 창작의 영역을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AI 학습에 쓰이는 저작물 활용의 법적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첫 안내서가 나왔다.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와 AI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해법 찾기 어려운 난제에 대해 정부가 ‘공정이용’이라는 잣대를 들고 나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 산업과 문화산업의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핵심 결과물로 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전격 발간했다.
‘공정이용’ 판단의 4대 원칙… ‘상업적 목적’도 종합 판단 대상
이번 안내서는 AI 개발사와 권리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저작권법 제35조의5에 명시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규정을 AI 학습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
안내서가 제시하는 판단 요소는 크게 네 가지다.
● 이용의 목적 및 성격
●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
● 저작물 이용시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주목할 점은 상업적 목적이나 웹 크롤링 방식의 학습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공정이용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위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대목이다.
정책적 지원 사격… “거래 비용 낮추고 세액공제 혜택까지”
정부는 가이드라인 제시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문체부는 저작권 권리관리정보 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허락 계약 과정에서의 거래 비용을 낮추고, 과기정통부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매 비용에 대한 R&D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등 민간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또한 공공 영역의 데이터 개방도 확대된다. 지난 1월 신설된 공공누리 ‘인공지능유형’을 통해 각 부처가 관리하는 저작물을 AI 학습 목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분쟁은 신속하게, 보완은 지속적으로”
정부는 이번 안내서 발간과 동시에 한국저작권위원회 내에 ‘인공지능 특화 상담·컨설팅·분쟁조정 창구’를 신설하여, 권리자와 개발사 간의 갈등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AI 모델의 합법적 활용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기술 발전에 발맞춰 안내서를 지속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는 “AI 학습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콘텐츠와 AI 산업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안내서는 저작권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며, 현장의 목소리와 판례 변화를 반영해 살아있는 지침서로 관리될 전망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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