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쓴 글엔 '저작권' 없다… '인간의 흔적' 증명해야 살아남는 창작의 시대

2026-01-23 11:06

편의성 뒤에 숨은 칼날… 시장 가치 하락과 '무단 도용'에 우는 창작자들

"기록하고, 차단하고, 연대하라"… 미국·EU·한국의 강력한 권익 보호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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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i 생성 이미지


"자고 일어나면 내 문체를 흉내 낸 글들이 쏟아집니다. 정당한 대가는커녕, 제 글이 AI를 키우는 ‘땔감’으로 쓰였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낍니다." 한 중견 작가의 토로는 현재 창작 생태계가 직면한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창작의 문턱을 낮췄지만, 역설적으로 '인간 창작자'들의 삶의 터전은 위협받고 있다.

◇ 창작자의 현실: 효율성의 축복인가, 시장의 재앙인가

현재 창작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첫째는 '시장 가치의 급락'이다. AI가 단 몇 초 만에 그럴싸한 초안을 뽑아내면서, 뉴스 보도나 장르 소설 등 패턴화된 글쓰기 영역의 단가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른바 '시장 희석(Market Dilution)' 현상이다.

둘째는 '데이터 약탈'이다. 오픈AI, 메타 등 거대 IT 기업들은 작가들의 허락 없이 수억 권의 도서와 기사를 학습시켰다. 본 기자가 분석한 결과, 이는 작가의 지적 자산을 연료로 삼아 그 결과물로 다시 작가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모순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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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i 생성 이미지

◇ 각국의 대응 사례: "인간의 사상과 감정만 보호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세계 각국은 창작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법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 미국: "단순 프롬프트는 저작권 불가" 미국 저작권청(USCO)은 '인간 저작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단순히 AI에게 "멋진 시를 써줘"라고 명령(Prompt)한 결과물은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최근 앤스로픽(Anthropic)사가 작가들에게 약 2조 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한 결정은 무단 학습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묻는 중대한 이정표가 됐다.

  • 유럽연합(EU): "AI가 썼다면 꼬리표를 달아라" EU는 세계 최초의 'AI 법(AI Act)'을 통해 강력한 투명성 의무를 부과했다. 2026년부터는 모든 AI 생성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라벨을 붙여야 하며,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전 세계 매출의 3%라는 막대한 과징금을 물게 된다.

  • 대한민국: "창작 과정을 입증해야 보호" 우리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6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통제 가능성'을 강조했다. 작가가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프롬프트를 수십 번 수정하거나, 출력물을 직접 고쳐 쓴 로그(기록)를 남겨야 저작권을 인정해 준다. 이제 작가는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작 과정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 기술적 방어선: '디지털 독약'으로 저작물 지킨다

법적 보호 외에 작가들이 스스로를 지키는 기술적 수단도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데이터 포이즈닝(Data Poisoning)'이다. '나이트쉐이드(Nightshade)' 같은 도구는 AI가 글을 긁어갈 때 내부적으로 데이터 오류를 일으키게 만든다. 예를 들어, AI가 '강아지'에 대한 글을 학습했는데 결과물로는 '고양이'를 출력하게끔 모델을 망가뜨리는 '디지털 독약'을 심는 방식이다.

또한,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식별 정보를 문장에 삽입, 훗날 내 글이 AI 학습에 무단으로 쓰였을 때 강력한 법적 증거로 활용하기도 한다.

◇ 결론: 인간 고유의 '통찰'이 최후의 보루

결국 AI 시대의 창작자는 기술에 매몰되기보다 기술을 주도하는 '감독'이 되어야 한다. 구글 등 검색 엔진도 이제는 AI가 복제한 글보다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Experience)과 통찰(Expertise)이 담긴 글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기술은 늘 도구였을 뿐이다. 문장 뒤에 숨은 작가의 고뇌와 진정성까지 복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국가적 차원의 라이선싱 제도와 작가들의 기술적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라이드플래닛 Earth
전병현 기자 zenzang12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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