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 사고 나면 경찰은 어떻게 판단할까

2025-12-19 09:19


자전거로 볼까,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볼까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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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고 이후 “경찰은 이걸 자전거로 볼까?”라는 질문도 자주 등장한다. 같은 전기자전거 사고라도 어떤 경우에는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고, 어떤 경우에는 불법 운행이나 무면허 운행 논란까지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찰의 판단은 개인의 주장보다 훨씬 명확한 기준을 따른다.


경찰이 전기자전거 사고를 접수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자전거의 상태’다. 외형이 전기자전거처럼 보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페달을 밟아야만 전동 보조가 이뤄지는 PAS 방식인지, 손으로 가속할 수 있는 스로틀 기능이 있는지, 제동장치가 정상적으로 장착돼 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다. 이 기준은 현행 도로교통법에서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로 인정하는 요건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실제 사고 사례를 보면, 속도 제한이 해제된 전기자전거가 사고를 낸 경우 경찰은 해당 차량을 자전거로 보지 않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전동 보조가 시속 25km를 넘어 계속 작동했다는 정황이 확인되면, 해당 전기자전거는 법적 지위를 상실한다. 이때부터 사고는 ‘자전거 사고’가 아니라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전동 이동수단 사고로 해석될 여지가 커진다.


보도 위 사고에서도 판단은 비교적 명확하다. 전기자전거가 합법적인 상태였더라도, 보행자 전용 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경찰은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을 우선적으로 본다. 실제로 보도에서 보행자와 충돌한 전기자전거 사고의 경우, 자전거가 합법이었는지와 별개로 운전자 과실이 크게 인정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전기자전거도 자전거니까 괜찮다”는 인식은 사고 이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튜닝 여부 역시 사고 판단에서 중요한 변수다. 외형상 큰 변화가 없어 보여도 속도 제한 해제, 컨트롤러 변경, 출력 세팅 변경 등이 확인되면 경찰은 해당 전기자전거를 불법 개조 차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계기판 표시, 제조사 앱 기록, 사고 당시 주행 영상 등을 통해 주행 상태를 추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고 이후에 튜닝 사실이 드러나면 책임 범위는 더 무거워진다.


이 과정에서 보험 문제도 함께 따라온다. 경찰 판단에서 해당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적용이 거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험사는 사고 당시 차량이 약관상 보장 대상이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불법 튜닝이나 구조 변경이 확인되면 보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사고 처리와 별도로 경제적 부담까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오는 구조다.


경찰의 사고 처리는 감정이나 분위기에 좌우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괜찮았다”, “다들 이렇게 타고 다닌다”는 주장은 거의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고 순간의 상태, 자전거의 구조, 주행 장소, 속도와 제동 가능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다. 같은 전기자전거 사고라도 결과가 크게 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기자전거는 여전히 자전거와 자동차 사이에 놓인 이동수단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 그 모호함은 오히려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찰이 자전거로 볼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볼지는 사고 이후에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고 이전에 이미 정해져 있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순간부터 자신의 자전거가 어떤 기준에 서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사고 예방책이다.





라이드플래닛 Mercury
김강태 기자 rideplanet.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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