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기획 시리즈 ② 영국] 규제 실험국 영국, 개인모빌리티는 왜 ‘테스트베드’가 되었나
규제 실험국 영국, 개인모빌리티는 왜 ‘테스트베드’가 되었나
영국은 유럽 내에서도 개인모빌리티 정책이 가장 조심스럽고 실험적인 국가로 꼽힌다. 자전거와 전기자전거(E-Bike)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전동킥보드 등 PM(Personal Mobility)에 대해서는 여전히 ‘허용 이전의 시험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모빌리티 정책은 확산보다 안전, 보급보다 검증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이동문화와 보급 현황
영국은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자전거 출퇴근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도심 혼잡을 줄이기 위한 임시 자전거도로(pop-up bike lane)가 대거 도입되며 자전거 이용 문화가 빠르게 확산됐다.
전기자전거는 출퇴근·중장년층 이동 수단으로 점차 자리 잡는 반면, 전동킥보드는 아직 ‘정식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법·규제: 합법보다 실험이 먼저
영국 개인모빌리티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Trial(시범운영)”이다.
전기자전거는 최고속도 25km/h, 페달보조 방식에 한해 자전거와 동일하게 취급되며 비교적 명확한 규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전동킥보드는 개인 소유 모델의 공공도로 주행이 여전히 불법이며, 정부가 승인한 공유 전동킥보드 시범사업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 시범사업은 지방정부 단위로 운영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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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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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가능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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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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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주행 규칙
등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된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전면 허용 이전에 사회적 합의와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프라와 도시 전략
런던은 자전거 친화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도시다. 차로를 축소하고 자전거 전용·보호형 도로를 확대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특히 단기간에 설치된 임시 자전거도로 중 상당수가 상설 인프라로 전환되며 도시 공간 재편이 진행 중이다. 다만 역사적 도시 구조와 좁은 도로 폭은 PM 확산의 물리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과 산업 구조
영국은 개인모빌리티 제조 강국이라기보다 정책·서비스 중심 시장에 가깝다. 공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운영 기업들이 지방정부와 협력해 시범사업을 수행하며, 기술보다는 운영 모델과 안전 관리 역량이 경쟁력이 된다.
이 때문에 영국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유럽 시장 진출 전 규제 대응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 무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논쟁
전동킥보드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보행자 안전, 장애인 이동권, 사고 책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는 “전면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법제화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영국이 주는 시사점
영국은 개인모빌리티를 무작정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실험 → 평가 → 제도화라는 단계적 접근을 택했다.
이는 혁신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사회적 갈등과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개인모빌리티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국가라면, 영국의 신중한 접근은 중요한 비교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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