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그늘… 배터리 무게가 불러온 '뜻밖의 부작용'
전기차 가속화 페달이 밟히며 도로 위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배기구에서 매연을 뿜지 않아 친환경 교통수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전기차가 가진 '무게' 문제가 새로운 환경 오염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탑재한 무거운 배터리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분석으로, 현재 시중에 출시된 대형 전기 SUV들의 무게는 대부분 2.5톤을 웃돌며 이는 동급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했을 때 적게는 300kg에서 많게는 500kg 이상 무거운 수준이다.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한 번 충전으로 멀리 가려면 그만큼 무겁고 큰 배터리 팩을 달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 무거워진 무게가 도로 위에서 또 다른 오염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차가 무거울수록 달리고 멈출 때 타이어와 도로 표면이 더 심하게 깎이게 되며, 유럽연합(EU) 산하 공동연구센터 등의 조사에 따르면 차량 무게가 300kg 늘어날 때마다 타이어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2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배기가스는 사라졌지만 차가 무거워진 탓에 도로 바닥에서 호흡기를 위협하는 미세먼지가 더 많이 뿜어져 나오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의 무게는 도시 도로의 수명도 단축시키고 있어, 차량 무게가 조금만 무거워져도 도로가 받는 충격과 피로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도로 공학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최근 도심 곳곳에서 포트홀 급증이나 노후 교량 및 지하주차장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로가 망가지면 이를 메우고 다시 포장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소비되고 이 건자재들을 생산하고 공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되므로, 결국 전기차를 타면서 아낀 탄소를 도로를 고치느라 다시 낭비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며 기성세대가 전기차를 타는 동안 도로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의 친환경 기준을 단순히 배기가스 유무로만 따질 것이 아니라 차량의 전체 무게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1인 출퇴근이나 가까운 거리 이동에도 2톤이 넘는 무거운 대형 전기차를 끌고 나오는 구조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조언하면서 대형 전기차 중심의 소비를 지양하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같은 가벼운 개인형 이동수단(PM) 및 대중교통 중심의 슬림한 교통 체계로 도심 구조를 재편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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