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를 넘어 ‘경험’으로… 2026 슈퍼레이스, 가족형 축제로 진화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4월 18~19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막 더블라운드로 시즌의 막을 올렸다.
2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은 1·2라운드를 연속 개최하며 초반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를 포함한 8개 클래스가 동시에 운영되며 볼거리를 확장한 가운데, 현장의 중심은 ‘경험’에 맞춰져 있었다.
이번 개막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머무는 구조다. 팬존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하나의 ‘모빌리티 체험 존’으로 확장됐다. 완성차 브랜드 부스에서는 차량을 가까이에서 보고 탑승 체험까지 이어졌고, 20주년 기념 전시차와 포토존은 자연스럽게 관람객의 체류를 유도했다. 현장 곳곳에서 진행된 경품 이벤트와 참여형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의 동선을 붙잡으며, 경기 외 시간까지 빈틈없이 채웠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의 참여도가 눈에 띄었다. 차량 모형 체험, 간단한 레이싱 게임, 포토 이벤트 등은 모터스포츠를 놀이처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고, 부모들은 휴식과 관람을 병행하며 하나의 ‘주말 나들이’로 서킷을 소비하는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팬존은 관람 보조 공간이 아니라 체류형 핵심 콘텐츠로 기능했다.
Kolon Motors 미니쿠퍼 체험장
이러한 흐름은 ‘그리드워크’에서 정점을 찍었다. 예선 종료 후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관람객들이 실제 트랙 위로 내려가 레이스 차량을 눈앞에서 보고, 드라이버와 직접 사진을 찍거나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제공됐다. 엔진의 열기와 타이어의 질감, 팀의 준비 과정을 가까이에서 접하는 순간은 단순 관람과는 전혀 다른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그리드에서 레이싱카를 관람하는 관객들
그리드워크는 단순 이벤트를 넘어, 모터스포츠가 가진 ‘거리감’을 허무는 장치로 작용했다. 과거에는 관람석에서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트랙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관람객은 ‘외부 시청자’가 아닌 참여자로 전환되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장면은 다양한 차량과 클래스에서 나타난 개성이다.
특히 이레인팀의 김민상 선수는 미니쿠퍼를 타고 출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으로 고성능 레이스카 중심의 서킷에서 비교적 친숙한 모델이 등장하면서, 관람객들은 보다 가까운 거리감으로 레이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이색 참가를 넘어, 모터스포츠가 특정 매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빌리티 문화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기 운영 방식 역시 이러한 변화와 맞물린다. 결승 거리는 약 100km 수준으로 단축되고, 피트스톱 규정과 석세스 웨이트가 완화되면서 레이스는 더욱 빠르고 직관적으로 재구성됐다. 이는 경기 자체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관람객이 지루함 없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체험과 이벤트, 레이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루 일정이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되는 구조다.
트랙 위에서는 이창욱의 독주가 이어졌다. 그는 1라운드에서 폴포지션을 바탕으로 완벽한 우승을 거둔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사고와 적기 종료라는 변수 속에서 흔들림 없는 주행으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금호 SLM 팀 역시 안정적인 운영으로 시즌 초반 강세를 입증했다.
다른 클래스에서도 경쟁은 치열했다. GT4, GTA, GTB 등 주요 클래스에서 다양한 우승자가 나오며 볼거리를 더했지만, 트랙 리밋과 접촉에 따른 페널티가 이어지며 결과는 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전개됐다.
이번 개막전은 분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모터스포츠는 더 이상 속도만을 소비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체험, 참여, 휴식이 결합된 복합 여가 콘텐츠로 확장되며, 서킷은 하나의 ‘체류형 레저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결국 2026 시즌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모터스포츠는 이제 ‘보는 스포츠’를 넘어, 가족이 함께 즐기고 머무는 경험형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